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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스파이 의심 여성, FBI 요원에게 "날 잡아봐, 자기야"..이색 스파이 스캔들 본문

첩보계 동향

러시아 스파이 의심 여성, FBI 요원에게 "날 잡아봐, 자기야"..이색 스파이 스캔들

첩보열전 2026. 2. 24. 08:34

노마 자루비나 SNS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에 협력한 스파이로 의심 받는 여성이 술에 취한 채, 자신을 수사 중인 미국 연방수사국(FBI) 요원에게 문자폭탄을 보냈다가 재구속되는 황당 사건이 있었다.

 

24일 뉴욕 포스트 등에 따르면 브루클린에 거주하는 35세의 러시아 출신 여성 노마 자루비나는 최근 법원에서 허위 진술과 이민법 위반에 대한 유죄를 인정했다.

 

그러나 본래 이 여성이 받고 있던 혐의는, 러시아의 FSB 요원을 접촉하고 지시를 받아 미국의 정치 및 미디어, 유력 인사들과 소통하며 정보를 수집하려 했다는 스파이 혐의다.

 

이에 2024년 11월 FBI는 그녀를 체포해, FSB 접촉 여부 등을 조사한 바 있다. 그랬다가 지난해 여름 보석으로 풀려났는데, 수백통에 달하는 문제의 '문자 폭탄'은 이때부터 시작됐다.

 

그녀는 9월 새벽 시간에 만취 상태로 자신을 조사했던 FBI 요원에게 "날 잡아봐, 자기야(Catch me, baby)"라든가, "난 진짜 나쁜 여자야(I am sooooo bad)" 같은 문자를 보냈다.

 

다소의 위협을 섞은 문자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으나, 섹시한 사진과 로맨틱한 메시지가 대부분이었다.

 

이에 법원이 문자 발송을 중단하라고 했지만, 11월에는 하룻밤에만 65차례나 되는 문자를 보내는 등 황당 행각은 계속됐다. 결국 법원은 지난해 12월 보석을 취소하고 그녀를 재구속했다.

 

FBI는 당초 2020년 10월 그녀의 친구인 엘레나 브란슨이 FSB의 지시를 받고 미국 내에서 공작을 벌이는 것으로 의심해 수사를 벌이던 중 자루비나를 알게 됐다. 브란슨은 수사가 벌어지자 모스크바로 도주해 현재까지 행방이 묘연한 것으로 알려졌다.

 

FBI는 2021년 4월과 2023년 9월 등 세차례에 걸쳐 자루비나를 조사했으나, 이때 그녀는 "러시아를 방문하기는 했으나, FSB와 접촉한 적은 없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그러다 2024년 6월과 7월에 입장을 바꿔, "2020년 12월 러시아에 머물렀을 때 FSB 요원이라는 인물을 만나 ‘네트워크 마케팅’을 돕기로 합의했고, ‘알리사(Alyssa)’라는 암호명을 부여받았다"고 진술을 바꿨다.

 

또 "2020년 12월부터 2022년 6월까지 담당 요원을 만나고 암호화 메시지 앱으로 수차례 연락했으며 미국 내 언론인의 연락처 제공, 2021년 상트페테르부르크 국제경제포럼 참석, 미국 내 특정 인물에 대한 정보 파악 등을 지시받았고 이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그녀는 이 같이 진술을 바꾼 이유에 대해 처음에는 "FBI 요원에게 호감이 생겼기 때문"이라고 했다가, 이어 "그가 나를 감정적으로 조종했다"고 주장하는 등 혼란상을 연출하기도 했다.

 

자루비나는 2018년부터 2024년까지 뉴저지 마사지업소에서 성매매를 알선하는 조직에 가담한 혐의로 추가 기소돼 있다. 그녀는 오는 6월 선고에서 최대 10년형에 처해질 수 있으며, 이로 인해 강제 추방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일각에서는 2010년 발생한 안나 채프먼 사건을 연상 시키지만 첩보작전 실패에 따른 사건이라기 보다는 음주나 감정 등 자루비나의 개인적 문제가 얽힌 것이 특징이라며, '자폭(self-sabotage)' 등 코믹 요소가 담긴 이색적인 '스파이 스캔들'이라는 지적이다.